안녕하세요.
계속 눈팅만 하고 댓글만 쓰다가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글도 쓸수 있게 되었네요.
지금까지 일하다가 퇴근하려고 하던 중에 글하나 남기고 가보려고 합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글 제목과 같이 저는 40세(83년 돼지띠)인 4년차 사업하는 사람입니다.
남들이 말하는 도매업체라고 해야 하나요? 일명 빅브랜드라고 불리우는 CJ나 오뚜기, 코카콜라 등 식품 및
유한양행 등 생활용품, 유명 연예인이 홍보하는 마스크나 종근당 건강 등 건강기능식품 등 여러가지를 도매/소매
하고 있습니다.
14년 전에 CJ에 입사하여 11년간 미친듯이 일 했습니다.
나름 인정도 받고, 해외지사에도 있어보고 물론 풍족하진 않지만(CJ는 정말 연봉이 짭니다..)
이쁜 와이프랑 결혼도 하고 토끼같은 아이들도 낳고 힘들었지만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아버지가 당시에 하고 계셨던 사업이 많이 위태로웠고 회사에서도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었고
집안 사정때문에 외벌이로 부모님 포함 7가족을 부양했어야 했기에 고민고민 끝에 사업을 이어받아
어떻게든 유지해보고자 당차게 나와서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정말 열정적으로 했습니다.
다만, 열정과 노력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더라구요. 사기에 소송에 못받은 돈만 3억에 사기로 날린돈이 2억에..
빚이 5억이 되었습니다. 대출에 사채에 사돈에 팔촌에 친구까지 총동원해서 빚내고 뭐하고..
2년전에는 정말 죽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건지 밖에서는 그렇게 웃고 떠들고 즐기는데
나보다 저들은 일도 많이 안하는것 같은데 왜 난 이렇게 힘들지? 내가 못난것도 못난건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걸까? 아 정말 죽어야 끝나나보다..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그래도 버텼습니다. 투잡, 쓰리잡 뛰고 배송일에 대리운전에 심할때는 3일에 4시간 ~ 5시간 자면서 일했고
몸무계는 30KG 이상 빠졌습니다. 잇몸은 다 무너져서 이빨은 6개나 빠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전 이빨에 4개가 없습니다. ㅜㅜ
그래도 버텼습니다. 사람.. 정말 쉽게 죽진 않더라고요.. 죽겠구나 했는데 안죽습니다.
저번달에 부가세 신고를 하고나니 두개 사업자로 딱 반기동안 딱 44억 매출을 했습니다. 물론
워낙 마진이 박한 식품 / 생활쪽을 운영하고 빚도 많다보니
나가는 이자에 직원들 급여에.. 매출이 늘어도 월말/월초는 아직도 공포스럽습니다. ㅜㅜ
아직도 BP가 출렁출렁 하지만 그래도 점차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는것 같습니다. 아직 빚은 못갚아 나가지만
나이드신 부모님 모시며 직원들 건사하면 어떻게든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절실히 느낀건 경쟁력있는 제품도, 나의 열정도 가장 중요한게 아니더라구요
가장 중요했던건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저놈에 사기랑 소송때문에 아직도 고통받고 있고, 지금도 소송에 뭐에 정신이 없지만서도..
나쁜사람들만 너무 많다고 생각했던 지난 몇년을 견딜 수 있었던건
같이 소주한잔 하면서 같이 울면서 힘내라고 해줬던 직원과 항상 지지해준 와이프 그리고
나는 정말 해준게 없는데 나를 너무나 중요한 친구로 생각해줬던 몇몇 거래처 사장님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지난날 나만 상처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에 쩔은 저의 모습이 얼마나 못난 모습이었나를 반성하며
최대한 밝고 즐겁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너져도 실수해도 같이 일으켜 줄수 있는 주변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도 연차 쓰려고 뺑끼씨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 짜증이 머리끝까지 나고
어떻게든 1원이라도 깍아 달라는 거래처 사장들의 전화를 받으면 빡침이 하늘을 찌르지만... 그럼에도
그들도 저한테는 너무 중요한 인맥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요즘 말도 안되는 정책에(정치적 발언 아닙니다. / 저도 지금 대통령 찍었어요 ㅜㅜ), 전쟁에(이놈의 전쟁땜시
상품가격이 다올랐어요 ㅜㅠ) 참 여러가지로 우리 사업하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모두들 힘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거저거 합치면 빚만 7억에 매출은 큰데 손익이 못따라가는 사업 현황에 지들 권리만 알고 의무는 모르는
MZ세대 직원들에, 기회만 보이면 사기치려 하는 나쁜 사람들에 치이고 밟히고 넘어지지만
이런 저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아마 제계획대로 되면 9월 ~ 10월 쯤은 4년만에 완벽히 BP를 넘기고 조금이나마 빚을 갚아나갈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저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버티니 어떻게든 정말 어떻게든 살아 갈 수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4년을 버티다 어제 그럴듯한 사무실로 (그래봐야 낡은 건물이지만) 이전해서 그냥 저냥
마음이 촉촉해지는 오늘이었습니다. 들어가서 반주한잔 하면서 유튜브 보다 자렵니다.
추가적으로
그래도 식품 / 생활 / 마스크 / 건기품 쪽은 짧은 시간에 상당부분 경험이 쌓여있다고 자부 합니다.
(너무 건방지나요ㅜㅜ)
혹시 저처럼 이전의 저처럼 좌절하고 막막하신 분들이 있다면 저에게 쪽지를 주십시요
제가 손해보지 않는선에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상품이든, 인맥이든)
또 제가 아는 선에서는 답변 드리겠습니다. 나름 법대 출신이고 온갖 사기와 소송에 휘말린 경험이 풍부한 바,
거기다가 세금에 뭐에 워낙 맨땅에 헤딩해서 여기까지 온거라.. 물론 전문가님 보다야 훨씬 떨어지지만
실무자들끼리의 그런 야로(?:?)가 잇으니까요 ㅋㅋ
이러한 모든 저의 행동들이 어떤 분들에게는 오지랍이다, 회사 홍보다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몇분이라도 알아주시고 그분들이 저와 친구 그리고 인맥이 되어 주시면 저 또한 얻는게 분명히 있습니다.
이건 제가 그동안의 짧지만 거칠었던 사업순간들을 소회하였을때 제가 확신할 수 있는 진리입니다.
주저리주저리 말만 많았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돈아낀다고 에어콘도 안틀어줘서 회사에서 에어콘 더 쐬고 싶은 마음에
계속 글만 길어지네요~
편안한 밤 되시구요. 건강 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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