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제작만 하면 도매가보다는 싸겠지..
커뮤니티 등에서 의류 자체제작을 의뢰하는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보통은 생산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 이제 시작하시려는 분들 다양하다.
이 중에 수량이 좀 된다는 분들은 100장~200장, 보통은 10장 내외인데,
아마도 이분들이 기대하는 가격대는 "티셔츠 3~4천원 비싸도 5천원이하, 후드티 같은것 7~8천원"정도 아니겠는가?
그런데 공장에 직접 연락을 해보면 상당한 거리가 있는 대답을 듣게된다. 왜 그럴까?
사진의 하얀 종이가 패턴이다. 옷을 형성하는 각 조각 조각의 형태이다. 저 종이를 원단 위에 대보고 재단을 한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 그 가격에 안되는 이유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옷이란 원단 잘라서 미싱기로 드르륵 밀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소량 생산시 단가를 높이는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겠다.
1. 먼저 원단을 자르기(재단)위해 패턴이라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이 작업은 시간이 걸리고 중요한 일인데, 10000장 정도 되는 작업이라면 미미한 금액이겠지만,
10장 정도만을 위해 이 일을 해야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외주 샘플실에서 패턴의뢰를 한다면 받는 비용이 평범한 스타일 기준으로 5만원 내외
2. 재단의 비효율성
만들어진 패턴대로 원단을 재단하는데,
수량이 많은 경우 많은 원단을 겹쳐놓고 한번에 자르면 되지만
몇장을 위해 원단을 자르는 경우 시간상으로 굉장히 비효율 적이다.
3. 수량이 적으면 시장원단을 사용해야 한다.
시장원단이랑 동대문 원단 시장의 원단을 말하는데, 비싸다.
반팔 티셔츠를 한장 만드는데 드는 원단은 약 1YD이다.
티셔츠에 쓸만한 원단은 시장원단 기준 YD당 4000원~6000원정도이다.
발주 수량이 어느정도 되어, 원단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아는 업체를 통해 가져오면 저 가격에서 적어도
40~60%는 뺄 수 있다.(동일한 원단 기준, 시장에서 파는 원단도 같은 곳에서 가져오는 것임)
*참고: 생산의 경우 생산 미니멈이 있고, 업체들과 거래를 해왔거나 가격을 누를수 있는 협상력이 필요
라인 작업- 규모가 있는 공장들은 라인작업을 한다.
4. 수량의 문제- 봉제료
10장내외는 당연한 것이고 100장 내외도 수량이 어느정도 되는 오더에서는 샘플의 수량이다.
(메인작업에 필요한 초기 샘플, 각색샘플, 전시회, 쉬핑샘플 등등)
규모가 있는 공장에서는 라인작업을 하는데, 각 라인마다 수십명(공장마다 다를 수는 있다.)의 공인을 앉혀놓고,
작업을 분리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A사람은 팔만 만들고, B사람은 앞판만 만들고 C 사람은 뒷판만 만들어서 합체 시킨다.
각각의 사람이 하던일만 계속 하기 때문에 속도가 나고 공정에도 금방 익숙해진다.
그런데 수량이 적으면 한두사람이 전작업을 다 해야 한다.
미싱기도 종류가 여러가지 이기 때문에 자리도 바꾸고 실도 갈아끼면서 작업을 한다.
따라서, 속도가 날 수가 없고 공임이 비싸진다.
도매가로 천원 이천원에 땡처리 하는 곳을 봤는데??
정상적으로 생산해서 싸게 만들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수량이 커야한다. 규모가 큰 바이어들 특히 유니클로나 FOREVER21 같은 SPA브랜드들은 대량 생산해서
가격을 싸게(요새는 별로 싸게 팔지도 않지만) 팔기 때문에 생산자들에게도 큰폭의 가격 다운을 요구한다.
이런 업체들은 한스타일당 10만장이 그렇게 많은 수량이 아니다.
가격은 1~2불대 정도에도 만들라고 한다.(더 싼것도 많음)
마진을 거의 못봐도 장수가 많으면 매출도 크기 때문에 하려는 업체들이 많다.
하지만, 보통 도매라면서 아주 싼 값에 나오는 경우는 위의 경우는 아닐 것으로 생각되고,,,,
제일 처음 생각되는 것은 B품인 경우이다. 옷을 생산하여서 납품하려 했으나,
제품에 하자가 있어 바이어에게 남품을 거절당한 경우,
이런 것은 공장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므로 싼 값에라도 빨리 팔아버리려 한다.
공장에서 KG당 얼마씩 받고 팔아버린다.
이런 옷들을 가져간 업자들이 여기저기에 자기 마진을 붙여 아주 싼값에 푸는 것이다.
*또는 폐업하는 매장이나 팔리지 않은 재고의류를 싸게 가져오는 경우 도 있겠다.
다음은 원단이나 봉제상태가 낮은 경우이다.
사실 싸게 만들려면 한없이 싸게 만들 수도 있다.
대충 급하게 봉제해서 옷도 어딘가 보면 엉성하고 몇번 빨면 다시 입을 수 없는 그런 옷으로,,
->도매 가격이 싸길래 몇장 주문해 보면 사진과 너무 다르거나 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가능하면, 직접 보고 사야한다.
마지막으로 재고 소진 또는 시기적 요인으로 싸게 생산하는 경우
옷을 만들다 보면 원단이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쓰다가 남는 경우는 아주 많고,
원단에는 문제가 없는데 지시색상과 조금 틀려서 재생산하는 경우도 있고,
요척계산을 잘못하는 경우도 있고..전부 버리기는 아깝고 놔두면 자리만 차지하는 원단이다.
이런 원단으로 옷을 만들어 팔면 아주 싸게 만들 수 있다. (원단비가 확 빠지므로)
봉제료의 경우에도 비수기나 라인이 잠깐 놀고 있는 경우,
놀리면 그냥 인건비만 나가지만 뭐라도 봉제하면 한두푼이라도 번다.
이렇게 하면 아주 싸게도 생산이 가능하다.
그래서 자체제작을 하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위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자면,,,
자체제작의 의미가 있으려면 도매가보다 확실한 가격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보통 자체제작을 하려는 분들의 수량은 10장 내외가 많다.
하지만 공장에서는 이 수량으로는 싼 가격에 만들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생산자와 판매자가 윈윈할 수 있을지 개인적인 생각을 써보려 한다.
몇몇 카페에서 비슷한 시도들이 있던데, "공동제작"이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디자인 하나를 걸고 비슷한 컨셉의 판매자들이 모여서 수량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수량이 모이면 사입가보다 매우 싸게 물건을 가져올 수 있다.(사입가에서 마진을 얼마나 붙여 팔 수 있을까?)
자체제작을 해보았는데 공장핸드링이 힘들다거나, 불량이 있다거나 하는 의견들도 보았는데,
그런 것은 영세한 규모의 공장을 잡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의류를 납품하는 공장들은 20~30장 정도는 공임을 2배로 줘도 하려하지 않는다. (개인이 자체제작을 할 때는, 20~30장이 적은 수량이 아니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공동제작"으로 수량이 모이게 되면 사입가보다 확실한 가격다운이 가능한다 최소 절반이하~1/4정도는 생각할 수 있다.
몇가지 생각해볼 부분들
*디자인 제시자에게는 금전적인 혜택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불량의 문제? 책임질 사람이 필요함
*납기의 문제- 배송까지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면 기간에 대한 합의가 필요
*최소 구매 수량을 두어 일반 구매자는 배제시켜야 함. 한 5장 정도?
이렇게 자체제작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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